최근에, 내가 살고있는 맨션 주변에 기분 나쁜 여자가 돌아다니고 있다.
키는 170정도로 머리는 항상 길게 늘어뜨리고, 검은 원피스에 검은 모자
차림이다. 단 한번도 정면에서 얼굴을 본 적이 없고, 항상 뒷모습이나
옆 모습 봤을 뿐. 뭐라고 해야하나, 때마침 내가 맨션에서 나오면, 바로
숨듯이 건물을 지나치거나 앞에 있는 모퉁이를 돌아가거나, 어쨌든간에
타이밍이 조금씩 엇갈린채로 내 눈에 들어온다. 기분 나쁘다 느낀 뒤로는,
뒤를 쫓아간적도 있었는데, 코너에서 사라지거나 하는일도 없이 평범하게
걸어가고 있길래 ' 뭐 그냥 그저 그런 인간이네 ' 라는 생각을 했었다.
그러던 어느날, 밤 늦게 맨션으로 돌아와 문을 닫는 순간 귓가에서 "어서와"
라는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. 있을 수 없었다. 혼자 살고 있는데다 여친도 없는데,
확실히 문을 닫았을텐데, 들릴리가 없지않은가. 나는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
" 그 검은 여자다" 라고 확신했다. 그 날 이후, 그 검은 여자는 단 한번도 보이지
않았다. 그렇게도 나한테 "어서와" 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...
[출처: blog.naver.com/outlook_exp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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